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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18b 상상도
    K2-18b 상상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밝혀낸 K2-18b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한 외계 행성 K2-18b는 수소 대기와 거대 바다를 가정하는 ‘하이시안(Hycean)’ 후보로 손꼽힙니다. 지구에서 124광년 떨어진 이 행성은 지구질량의 8.6배이며, 적색 왜성 K2-18을 33일 주기로 공전해 항성 생명거주가능 지대 안에 위치합니다.

      2023년 9월 JWST 근적외선 분광 자료는 대기 중 메탄(CH₄)과 이산화탄소(CO₂)를 검출해, 이전 허블 관측보다 훨씬 풍부한 화학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두 기체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은 화산·암석 기원뿐 아니라 생물학적 가능성도 열어두는 대목입니다.

      2025년 4월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같은 스펙트럼에서 디메틸설파이드(DMS) 흔적을 제시하며 “유력한 생명 지표”라고 발표했습니다. DMS는 지구에서 주로 해양 미생물이 생산하는 화합물입니다. 하지만 검출 신뢰도는 3시그마(‘가능성’ 수준)에 머물러 추가 검증이 필수입니다.

      독립 분석 그룹들은 같은 데이터를 재처리했지만 DMS를 아직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연구는 대기 신호가 잡음에 가려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논쟁은 진행 중입니다.

     

    JWST는 어떻게 대기를 읽을까?

     

      웹 망원경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하며 생기는 흡수선을 측정합니다. 이 ‘트랜짓 분광법’으로 메탄·이산화탄소·DMS 등 다양한 분자 서명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하이시안 월드는 무엇?

     

      ‘하이시안’은 수소(Hydrogen)와 대양(Ocean)을 합친 용어입니다. 수소 중심 대기와 심해가 결합된 구조로, 표면 압력이 높아 물이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K2-18b는 관측 가능한 거리에서 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받습니다.

     

    논쟁이 커지는 이유

     

      DMS는 지구에서 생물 기원을 제외한 생산 메커니즘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특이적’ 지표로 통합니다. 따라서 검출이 확정되면 대기가 생명 활동과 연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검출 신뢰도가 낮고 모델 의존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후속 관측으로 잡음을 줄이고 신호를 반복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2024년 발표된 열·압력 모델은 K2-18b가 지구형이나 해양형이 아니라 작은 ‘가스형’ 행성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압으로 인해 표면수가 슈퍼임계 유체 상태로 존재한다면, 물과 공기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져 전통적 의미의 해양 생태계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대기에서 메탄은 많지만 산소가 거의 없는’ 데이터와도 맞물려 행성이 온실 효과로 지나치게 뜨거울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집니다.

      K2-18b는 지구형 행성을 직접 보지 않고도 ‘표본’ 하나로 수많은 천체물리·생명과학 가설을 시험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외계 행성 대기의 다층 화학 분석, 고해상도 모델 비교, 공개 데이터 재현성 검증까지—JWST 시대의 과학 프로세스가 총집결된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비슷한 질량과 궤도를 가진 하이시안 후보들이 추가로 발견되면, K2-18b는 교과서 속 ‘1호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의 관측 계획

     

      JWST는 2026년 추가 관측에서 파장을 넓혀 데이터를 보강할 예정이며, ESA ‘아리엘’과 NASA의 소형 위성 임무 역시 K2-18b를 우선순위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더 높은 S/N으로 DMS 존재 여부와 산화제 농도를 재확인한다면, 생물·비생물 기원을 가르는 결정적 단서가 마련될 것입니다.

     

    결론

     

    K2-18b 연구는 ‘외계 생명 발견’에 성급히 결론 내리기보다 반복 검증과 공개 데이터 분석으로 신뢰도를 높여가는 과정입니다. 남은 관측이 DMS와 메탄 신호를 확정 지을 때, 우리는 “생명이 있을까?”보다 “그 생명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더 흥미로운 질문에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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